[현대사진관] 한적한 동네, 그 안의 밀도 높은 다채로움 ‘미아9-2구역’

‘현대사진관’이 추억으로 남을 우리 동네의 지금을 기록해 드립니다.

북한산과 오패산에 둘러싸여 자연을 가까이하는 곳, ‘언덕에서 쉬어가는 마을’이라는 지명을 가진 동네답게 한적함이 묻어나는 ‘미아동’ 속 다채로운 풍경을 담은 곳. 재건축 사업을 통해 새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미아9-2구역’을 기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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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사거리역에서 미아9-2구역까지

이번에 기록할 사업지는 ‘교통의 요충지’로 그 첫인상이 다가온다. 미아9-2구역은 2개의 지하철역(4호선 미아사거리역·미아역)과 맞닿아있으며 도봉로와 오패산로, 오현로 총 3개의 도로가 사업지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미아뉴타운에 속한 사업지답게, 역 주위 거리는 많은 교통량과 인구 유동량을 보인다. 현재는 4호선이 메인이지만 앞으로 구축될 동북선과 우이신설경전철을 통해 교통 인프라 시너지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아사거리역에서 출발하여 사업지를 향해 걷다 보면 솔샘어린이공원과 송중초등학교가 보인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 아이들이 통학하는 활기찬 기운이 전해진다. 언덕과 평지가 어우러진 주택가 사이에서 가족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것이다. 어린아이들 외에도 여가 시간을 충분히 보내는 어르신들과 상인들의 모습이 함께 눈에 담긴다.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가 하나의 지역을 기반으로 잘 어우러지는 듯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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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생활환경을 지닌 곳, 미아9-2구역

역 근처는 교통량과 상권이 얽혀 번잡하지만, 동네 안쪽 깊숙이 들어오면 차량 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사람의 움직임과 조용한 발소리만이 들리게 된다. 산책을 나가거나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 등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과 주택은 밀접한 거리에 위치하여 보다 근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건물 사이사이 작은 나무와 화단들이 놓여 있어 삭막하지 않은 골목길 풍경을 연출한다. 낮은 지붕 위로는 전깃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구도심 특유의 정서를 자아낸다.

자신만의 온전한 벽으로 둘러싸인 주택이 있는가 하면 투명한 유리창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빌라가 있고, 건물이 가까이 맞닿은 집들도 있어 다양하게 공존하는 모습을 띈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 각각의 얼굴이 다르듯 동네에 옹기종기 모인 집들도 크기는 비슷하지만 개별적인 외관들이 모여 다채로운 풍경이 만들어진다.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대문이 있는 집이 있고 그 주위로 오르막길 골목들이 이어진 지점이 있다. 짧은 골목길 하나에도 굽이진 동선과 높낮이가 달라 몇 걸음을 걷는 것만으로 풍경이 달라지는 순간을 보게 된다. 길게 진열된 화분에서 사람의 손길이 느껴진다. 사람이 없는 길거리 곳곳에서도 누군가가 다녀갔거나 관리 중인 모습들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구도심을 돌아다니며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집들이 모여 만드는 다채로운 이미지이다. 위 사진처럼 좌측 회색 벽돌 건물과 그 뒤로 머리를 빼꼼 내민 듯한 파란 지붕, 그 옆의 주황 지붕과 배경이 되는 건물들과 같이 해당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인 셈이다. 이렇듯 서로 맞붙은 집들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조화와 기하학적 결들이 눈과 마음에 와닿는다.

이어서 높은 지대가 위치한 곳으로 향해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자연스레 상승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며 뒤를 돌아 걸어온 길을 내려다볼 때면 그 지점이 동네만의 전망 포인트가 된 듯, 멀리 있는 시내와 산 능선까지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재건축 사업을 통해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새로운 변화의 높이를 미리 체감해 본다. 탁 트인 환경에서 펼쳐질 새로운 보금자리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작은 지역 안에 밀도 높은 다채로움을 보이는 미아9-2구역, 이곳의 삶을 확장해 본다면 그 조건이 풍요로움을 알 수 있다. 북서울꿈의 숲, 오패산, 북한산 국립공원이 자연적 환기와 심신의 정화를 도울 수 있다. 특히나 학교가 많은 것만큼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생활 여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터, 동네 곳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과 앞서 언급한 자연의 품은 가족 구성원에게 치유의 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토록 풍요로운 인프라 속 재건축 사업을 통해 강북 랜드마크로의 재탄생을 꿈꾸는 미아9-2구역, 특히 미아뉴타운에 있어 사업이 마무리된 후 그 시너지가 더욱 기대되는 곳. 머무는 구성원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운 생활환경 속에서 만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