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맞춤法 사전 ⑩ – 제대로 통지받지 못한 관리처분계획은 유효할까?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조합원들은 사업 진행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권리를 향수하게 됩니다. 구역 내 부동산 물권을 가지고 있는 사업의 실질적인 주역(主役)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으나, 관련 절차 및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에 있어 집행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劣位)에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분양권을 비롯한 재산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를 설정함으로써 이로 인한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조합원이 가지는 권리와 의무

도시정비사업은 단체법적 법률관계가 적용되는 영역이기에 조합원들은 권리 이외에도 의무를 함께 부담하기도 합니다. 조합원은 분양청구권(조합원 입주권), 총회 의결권, 임원·대의원의 선임권(피선임권) 등의 권리를 가지며, 정비사업비·청산금 등의 납부의무, 사업시행계획에 의한 철거 및 이주의무, 관계법령 및 정관 준수 의무를 부담합니다.

예컨대 공유관계에 있는 경우 대표조합원을 선정하여 신고하지 않는 경우 총회 의결권 등이 제한받게 되는 것이나,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은 조합의 통지에 따라 정해진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해야 하며 이를 행하지 않는 경우 매도청구대상이 되는 것 등이 있는데, 다수 당사자가 관계되는 정비사업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라는 측면에서 결국 이러한 의무 사항들은 다른 조합원들에게는 또 다른 권리로서 그 의미가 전화(轉化)*되기도 합니다.

*전화(轉化): 질적(質的)으로 바뀌어서 달리 됨. 또는 달리 되게 함.

권리와 의무 중 어느 것으로 분류되는 지와 무관하게 조합원에 대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통지 또는 고지는 공통된 요체(要諦)라 할 것입니다. 만일 미비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있는 경우 조합원으로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되며,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불이익 또는 제한을 가할 수 없게 되기에 종국적으로 사업 진행에 있어 차질을 빚게 된다는 동일한 귀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조합원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통지 또는 고지는 특히 조합원 분양신청 단계에서 문제가 되고는 합니다. 도시정비법 제72조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인가고시가 있은 날부터 120일 이내에 토지등소유자에게 분양신청기간을 포함한 분양신청사항을 통지하여야 하는데, 위 정관 규정에 따른 통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관리처분계획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조금 더 상세히 알아보기 위해 여러가지 판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의 통지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무효가 된 사례

사례1.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관리처분계획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어 위법이다

조합이 분양신청통지서를 교회의 소재지로 등기 발송하였는데 교회의 대표자가 아니고 교인도 아닌 조합 감사가 ‘회사 동료’라고 자처하면서 이를 수령하였고 결국 분양신청을 하지 못한 교회가 현금청산대상자로 분류된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도시정비법과 조합 정관에 따른 분양신청 통지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관리처분계획 중 교회를 현금청산대상자로 정한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8두14340판결). 나아가 조합이 착오로 조합원의 주소를 잘못 기재하여 분양신청통지서를 발송한 경우는 물론(서울행정법원 2021. 4. 16선고 2020구합68509판결), 종전 주소지로 발송한 등기우편이 반송된 이후 정관 규정에 따라 다시 일반우편으로 추가로 발송하지 않은 경우(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1두2446판결) 모두 법원은 일관되게 그 절차상 하자에 따른 해당 관리처분계획 부분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례2. 통지 시 ‘반송 불요’의 등기우편 발송은 위법이다

조합이 등기부등본상 확인된 조합원의 주소로 ‘반송 불요’ 등기우편으로 분양신청통지를 하고 이미 다른 장소로 이주한 조합원이 이를 수령하지 못하여 분양신청을 하지 못한 사안에서도 법원은, 설령 해당 조합원이 스스로 주소지 변경 신고 의무를 게을리하였고, 등기우편 발송과는 별도로 이루어진 전화 안내에 따라 분양신청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우편 추가 발송의 전제가 되는 등기우편 반송 여부 확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반송 불요’ 등기우편 발송의 위법성을 인정하며 해당 관리처분계획 부분의 무효를 확인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4. 17. 선고 2018누62432판결).1

1 심리불속행 기각(대법원 2019두40192)

사례3. 조합원에게 통지할 사항은 절차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통지의 하자는 발송 방식과 수신인 등 절차적인 부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한 것까지 포함됩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조합원에게 통지되어야 하는 사항 중 ‘분양대상자별 분양예정자산 추산액 및 종전자산 가격’의 의미는 ‘분양대상자 전원’에 대한 것을 의미하기에, 각 조합원 자신들에 대한 분양예정자산 추산액 및 종전자산 가격만을 통지하고 이루어진 총회 결의는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전부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2. 6. 9. 선고 2021누66434판결).2

2 현재 상고심 계속중(대법원 2022두46244)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관리처분계획이 인정된 사례

사례4.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무효는 아니다

그런데 법원은 재건축조합이 1+1분양신청이 가능한 조합원들에게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7호 라목이 정하고 있는 내용을 고지하는 것 외에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안내를 하지 않았기에 해당 조합원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이 무효라는 주장은 배척한 바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11. 27. 선고 2020누41346판결). 1+1분양은 비례율 등 제반 사정에 따라 신청을 한 조합원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손해가 될 수 있기에 조합으로서는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객관적인 정보만을 제공하고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족하며, 이를 권유하거나 유도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추가 정보를 제공할 의무까지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합의 통지 의무는 임의적으로 확장하여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며 특정 조합원의 편의를 위하여 다른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할 것입니다.

사례5. 조합원 사망 시, 상속인들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확인 가능한 주소지에 통지해도 적법하다

한편 법원은 분양신청통지 등 절차의 대상인 조합원이 사망하고 상속인들의 상속 신고나 대표자 선임 신고가 없는 경우, 설령 망인의 사망 사실과 일부 상속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조합이 상속인 전원을 찾아내어 분양신청을 통지하거나 그 대표조합원을 선임하여 신고할 것을 통지할 의무는 없기에, 상속인들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망인을 수신인으로 하여 확인 가능한 망인 및 상속인의 주거지로서 등기부상 주소지에 분양신청통지를 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9. 11. 20. 선고 2019구합50960판결).

이와 같은 법원의 판단을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대전제는 조합이 관련 법령과 정관을 준수하며 통지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입니다. 수 백, 수 천에 이르는 조합원에 대한 절차라는 점에서는 결코 녹록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러한 원칙에 충실하기만 한다면 문제의 발생은 사전에 충분히 억제가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많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야기되는 절차의 반복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일이관지(一以貫之): 모든 것을 하나의 원리로 꿰뚫어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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